포르투갈 여행 리스차 준비 과정과 사용 후기
렌트 대신 리스를 선택한 이유, 씨트로엥 유로패스 예약부터 현지에서 차량 반납까지
포르투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동 수단을 어떻게 할지 꽤 고민했다. 처음엔 당연히 렌트카를 생각했는데, 우연히 유럽 장기 여행 관련 영상을 보다가 '유럽 리스'라는 개념을 알게 됐다.
리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
포르투갈 관련 여행 영상을 보다 보니 우연히 ⭐️유럽여행 총정리2⭐️한국인 90%가 모르는 미친 가성비 유럽여행 비법⁉️🚗 리스카 편 🚗 영상을 보게 됐고, 리스가 렌트카와 꽤 다른 구조라는 걸 알게 됐다. 특히 면세 혜택과 장기 계약일수록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비용 구조가 눈에 들어와서 더 들여다봤다.
리스 vs. 렌트
둘 다 차를 빌리는 건데 뭐가 다른지 처음엔 헷갈렸다. 핵심은 "누가 차량을 운영하는 서비스인가?" 의 차이다. 맥북을 예로 들면 이렇다.
렌트카 는 행사장에서 하루 맥북을 빌리는 것과 같다. 그 맥북은 원래 행사 업체 것이고, 나는 잠깐 쓰다가 반납하면 끝이다. 맥북에어인지 맥북프로인지는 그날 재고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유럽 여행용 리스 는 회사에서 맥북을 3년 계약으로 지급받아 쓰는 것에 가깝다. 계약 기간 동안은 사실상 내 전용이고, 보험/세금/등록까지 포함된 상태로 받는다. 계약이 끝나면 반납하거나 인수하는 구조다. 이 구조 차이가 뒤에 나올 보험 커버리지와 주행거리 무제한 같은 장점으로 이어진다.
영상을 보고 씨트로엥 유로패스 공식 안내를 직접 찾아본 장단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장점
- 신차 제공: 출고 후 얼마 되지 않은 신차를 배정받는다
- 보증금 없음: 렌트카처럼 카드에 묶이는 보증금이 없다
- 올인클루시브 보험: 타이어 펑크, 유리 파손처럼 일반 렌트 보험에서 제외되는 항목까지 보장된다. 자기부담금도 없다
- 주행거리 무제한: 렌트카는 일 단위 또는 전체 기간 내 지정 주행거리 초과 시 추가 요금이 붙지만, 리스는 무제한이다
- VAT 면세 혜택: 프랑스 제조사 차량을 관광객에게 공급하는 구조라 부가세 면세가 적용되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로드사이드 어시스턴스 포함: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가 포함된다
단점
- 프랑스 브랜드만 가능: 씨트로엥, 푸조, DS 등 PSA 그룹 브랜드만 선택할 수 있다
- 탁송 비용: 프랑스 이외 도시에서 수령하거나 반납하는 경우 탁송 비용이 추가된다. 내 경우 프랑스→포르투갈 탁송은 프로모션으로 무료였지만, 포르투갈 반납 후 프랑스로 돌아가는 탁송비(약 500유로)는 지불해야 했다
- 최소 계약 기간: 보통 17일 이상부터 계약이 가능하다. 단기 여행이라면 렌트카가 더 저렴할 수 있다
비용뿐만 아니라 여행 일정을 87일로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행거리 걱정 없이 쓸 수 있다는 점, 보험 커버리지가 일반 렌트카보다 훨씬 넓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차량 선택
우리 상황은 좀 특수했다. 2인에 강아지 한 마리, 거기에 이민 가방 1개, 대형 캐리어 2개, 강아지 켄넬까지 실어야 했다. 단순 여행 짐이 아니라 짐을 있는 대로 다 싣는 이동이었다.

기본적으로 차에 문외한이어서 ChatGPT와 꽤 오래 논의한 끝에 씨트로엥 C5 Aircross MHEVe Auto GPS를 선택했다. SUV 계열이라 뒷좌석을 접으면 짐 공간이 넉넉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장거리 연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예약은 씨트로엥 유로패스 사이트에서 진행했고, 총 비용은 3,397.16유로(한화 약 600만원)였다.

실제로 받은 차량은 이렇게 생겼다.

차량 인수
15시간이라는 긴 비행을 마치고 리스본 공항에 도착하니 20시쯤이었다. 짐을 찾고 강아지 검역과 세관 관련 행정 처리를 하다 보니 21시가 훌쩍 넘었다. 공항 유심 자판기에서 유심을 사서 업체에 연락하니 다행히 공항으로 직접 픽업을 와줬다. 픽업 차량에 강아지 탑승이 가능하냐고 걱정스럽게 여쭤봤는데 펫프렌들리 포르투갈 답게 아무 문제 없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차량을 인계받고 나서야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실제로 써보니
좋았던 점
여행 중 시골길을 달리다가 오른쪽 앞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생겼다. 좁은 시골길을 지나다 연석이나 뾰족한 무언가에 찢긴 것 같았다. 오전에 발생한 일이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가장 가까운 카센터와 연락이 됐지만 엔지니어가 휴가 중이라 봐줄 사람이 없다는 말에 프랑스 CS 센터에 연락했다. 연결된 상담사는 두 가지 옵션을 줬다.
- 씨트로엥 지원 정비소로 차를 보내고 대차를 받은 뒤 수리 후 원래 차량을 인도받는 방법 (하루 이상 소요)
- 차량 운반차로 수리 가능한 카센터에 보내주면 내가 수리 비용을 지불하고 나중에 씨트로엥에 청구하는 방법
당장 낯선 곳에서 잘 곳을 찾을 수도 없거니와 다음 날 여행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2번을 선택했다. 수리 후 한국 씨트로엥을 통해 비용을 청구했고 실제로 입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 씨트로엥의 서비스 대응도 좋았고, 제조사 차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경험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상황이 렌트카에서 발생했다면 동일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을까? 렌트카 업체에서 책임소지 소명과 더불어 차량 운반차 비용, 수리 비용 등 추가 비용들이 발생하고 조치과정 속에서도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있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아쉬웠던 점
아무리 생각해도 리스 차량을 사용하면서 아쉬운 점이 없었다. 포르투갈 공항에서 반납 시 프랑스까지 탁송비를 내야 했지만, 계약 조건상 당연한 비용이라 아쉽진 않았다. 차량 자체는 평소에 몰던 차보다 조금 더 크다는 것 빼고는 불편한 점이 없었다. 유럽 좁은 골목을 다닐 때나 주차할 때 차 크기가 조금 신경 쓰인 정도였다.
굳이 하나 꼽자면, 여행 중 씨트로엥 유로패스 예약 사이트 자체가 다운됐던 일이다. 4월 17일에 "기존 예약 사이트 접속이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고, 예약 조회나 변경이 필요하면 카톡으로 직접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예약 정보를 미리 프린트해 뒀고, 여행 중 사이트에 들어갈 일이 없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결론
렌트카와 리스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한 달 이상 장기 여행이고 주행거리가 많을 것 같다면 리스를 적극 추천한다. 보험 커버리지 범위와 주행거리 무제한은 실제로 큰 안도감이 됐다.
